성격·진로 등 검사 받고 상담도 \"서로 맞춰나가는 방법 배우려 커플·가족들 카페 많이 찾아\" 앱으로 문자 주고 받듯 대화하고 익명 사연 남겨 \'원격상담\' 받기도
\"만난 지 3개월쯤 됐어요. 나이 차가 좀 나다 보니 서로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 궁금하더라고요.\"
박상현(35)·이해연(25)씨 커플은 주말을 맞아 서울 대학로의 심리상담 카페 \'카페테라피\'를 찾았다. 자연을 주제로 그린 따뜻한 벽화, 테이블 위에 놓인 보드게임과 책들, 커피 마시며 수다 떠는 손님들 모습은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이곳은 전문적인 심리 상담이 이뤄지는 공간. 상담사와 마주 앉은 두 사람은 처음 만난 날부터 있었던 일을 풀어놨다. \"서로 어떤 특성을 갖고 있고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잘 알게 됐다\"고 했다.
◇심리 상담 받으러 카페 간다
고단하고 불안한 현대인은 누군가에게 속내를 털어놓고 도움을 구하려 한다. 수시로 상담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삶의 일부로 자리 잡은 미국처럼 이제는 국내에도 전문적인 도움을 원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지만 \'정신과 병원\'이나 \'상담센터\' 간판을 내건 사무실 문을 두드리기엔 아직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운 상황. 이를 대신해 카페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문턱을 낮춘 심리 상담이 인기다.
서울 대학로 ‘카페테라피’를 찾은 박상현·이해연씨 커플이 이배영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수와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심리 상담 카페\'의 경우 성격 분석, 진로 검사 등을 받을 수 있고 전문가 상담도 이뤄진다. 가격은 대개 2만~4만원 선(심층 상담 7만원 이상). \'카페테라피\'를 운영하는 이배영 성산효대학원대학교 교수(가족 상담)는 \"서로 성격을 파악하고 신뢰를 쌓는 방법을 배우려는 커플·가족들이 찾아온다\"고 했다.
상담 카페는 전국에 20곳 정도 성업 중이다. 심리학 전공자가 상담을 해주는 곳과 에니어그램(9가지 성격 유형 지표) 검사를 해주는 곳이 반반쯤 된다. 사전에 인터넷을 통해 상담사가 관련 자격증을 갖고 있는지 등을 알아볼 수 있다. 대기 시간이 짧고 저렴한 편이라 20~30대 커플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